스시 17 - 덮밥과 돈부리

음식 남녀/스시 칼럼 2012. 2. 22. 22:53 Posted by dupbap


뉴욕짱 아저씨입니다.

요즘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 '1% 대 99% 의 전쟁' 이라는 용어입니다.  소수의 특권 계층과 다수의 비특권 계층간의 갈등. 미국에서는 2011년 가을부터 월가에서 시작된 'Occupy Wall Street' 운동, 한국에서는 2011년 봄부터 시작된 '나는 꼼수다' 열풍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 줍니다.

갑자기 스시 칼럼을 쓰면서 이 아저씨가 무슨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나~~ 하고 궁금할겁니다.

사실 제가 일식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건, 튜나의 최고급 부위를 사용한 오토로 (참치 대뱃살) 니기리 스시도 아니고, 육고기의 황제 코베 비프를 사용한 야키니쿠도 아닙니다.

가장 좋아 하는건,,,,,,

사시미 돈부리 (찌라시즈시 - 일본식 회덮밥) 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처음부터 주절주절 대었습니다.


사시미 돈부리 (찌라시즈시)



회덮밥


물론 덮밥과 돈부리의 개념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둘다 '1% 대 99%' 의 관점에서 보면 99% 에 해당하는 음식입니다.  절대 1%의 특권 음식이 될 수 없는.

둘다 쓰다 남은 짜투리 재료로 만들며, 베이스가 되는 밥하고 섞어서 먹는다는 점, 요리를 할 때 특별히 엄격하게 지켜야할 룰이 없다는 점 등이 비슷합니다.

덮밥이든, 돈부리든, 이제는 하나의 새로운 요리 포맷이 되면서, 더 이상 짜투리 재료로 만들지 않으며, 꼭 들어가야 할 재료들이 하나씩 생겨 나고 있지만, 원래 그 발상은 근본적으로 형식을 탈피한 '자유로운 음식' 입니다.


제가 덮밥과 돈부리를 사랑하는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천박하고 무책임하며, 바람처럼 자유로운 느낌'


그렇게 생각하니, 음식 하나 조차도 한결 섹시해 보이지 않습니까?



*** 덮밥과 돈부리의 미묘한 차이는,,,,

한국식 덮밥 (그것이 회덮밥이든, 비빔밤이든, 오징어 덮밥이든간에) 은 밑에 깔리는 밥과, 위에 덮힌 재료들을 수저로 잘 섞은 후에 먹게 되는 음식입니다.  입 안에 들어 가기 전에, 재료들이 이미 버무려져서, 재료 각각의 개성이 전체 음식의 관점에서 벌써 조화를 이루고 있는 느낌.


전주 비빔밥


반면 일본식 돈부리 (그것이 찌라시즈시든, 우나기 돈부리든, 우니 돈부리든간에) 는 밑에 분명 밥은 깔려 있는데, 한국식 덮밥처럼 버무리고 섞은 다음에 먹기 보다는 밥과 재료를 그냥 함께 떠서 먹는 개념의 음식입니다.  입에 들어가면 섞이기는 섞이는데, 처음부터 완전히 결합이 된 상태에서 시작하지는 않는 느낌.


우니 & 이꾸라 돈부리


* 뉴욕짱 아저씨 한말씀

아무리 섞어서 먹는다고 해도 재료 특유의 개성이 사라져서는 맛~~ 없습니다.

da na 와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da na 와 다르지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