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짱 아저씨입니다. 오늘은 우선 제가 한 2000년에 뉴욕의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던 기사 하나를 소개하지요. 지난 번 글에서 말한 '아이언 쉐프' 요리 프로그램에 대한 기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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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06월 26일

["일본의 요리 문화: 미국 시장 공략 개시" ]

- 일본 '요리의 철인' 들 뉴욕 요리사 격파 -

일본판 요리 문화가 미국 시장 공략을 개시하였다. 이름하여 '요리의 철인 (Iron Chef)'. 한국에서도 이미 똑같은 포맷을 모방한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바 있던 요리사간 음식 경쟁 프로그램이 미국 요리 전문 케이블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미국 방송계에 때아닌 일본식 요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요리의 철인' 프로그램은 일본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방영되던 프로그램으로 귀족 복장을 한 방 송 MC 타케시 카가가 거느리고 있는 일식, 불란서식, 이태리식 요리사들이 전국 각지의 요리사들과 음식 만들기 대결을 벌인다는 가상의 스토리.

독특한 제스츄어와 특이한 복장도 볼거리이지만 1시간내에 한가지 재료를 주제로 4인분의 요리를 만 들어 시식회를 갖게 하고 거기서 승자를 가리는 대결 구도가 각별한 재미를 불러 일으키는데.

최근 미국의 요리 전문 케이블 채널 Food TV 에서는 일본판 '요리의 철인' 프로그램을 'Iron Chef' 라는 제목으로 번안하여 주간 방송 프로그램에 정식 편성하면서 미국인들에게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 고 있다.

특히 6월 25일자 방송에서는 '뉴욕에서의 대결 (Battle in the New York City)' 이라는 주제로 일본 요리사들이 뉴욕을 직접 방문하여 미국의 유명 요리사와 대결을 하는 스토리를 설정, 미국과 일본간 의 국가간 대결 구도를 설정하였다.

일본측 대표는 마사하루 모리모토. 일식 요리의 정통 맥을 잇는 요리사로 이미 본 프로를 통해 미국에도 상당한 팬들을 확보한 요리의 달인. 이에 대항하는 뉴욕측 대표는 뉴욕에서 Mesa Grill 이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며 멕시칸 요리와 이태리 요리를 미국화한 음식으로 최근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사로 떠 오르고 있는 바비 플레이 (Bobby Flay) 씨. '게 (Rocky Crab)'를 주제로 겨룬 한판 승부에서 일본측 대표는 4명의 음식 시식가들부터 만장일치 승리를 거두며 일본 음식의 우수성을 미국 전역에 떨쳤다.

약 2시간에 걸친 특집 프로로 진행된 이번 승부는 요리사간의 승부를 떠나 일본식 요리 문화가 미국 사회에 침투하는데 그 교두보를 마련하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프로 중간 중간에 소개된 일본 키코만 간장 광고 (테리야키 소스) 는 일본 특유의 만화 영화 기법을 이용해 본 프로를 시청하는 미국 사람들에게 일식 문화에 대한 이질감을 없애는데 큰 몫을 하기도 했다.

공상 과학물 '파워레인저', 희대의 만화 영화 '포케몬', 일본말을 따라 하게 만드는 '디지몬' 등의 프로로 이미 미국 어린이들의 머리 속에 깊숙히 침투한 일본 문화는 이제 '요리의 철인' 이라는 독특한 음식 프로로 미국 성인들에게도 무차별 공세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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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글인데 지금도 유효합니다. 사실 '아이언 쉐프'의 정규 프로그램은 2002년 쫑이 났습니다. 그러나 미국 푸드 채널에서는 지나간 방송을 아직도 계속 재방해주고 있습니다. 워낙 뉴욕 / 미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서리....

특히 이 프로에서 일본측 '요리의 철인'으로 나왔던 마사하루 모리모토 (사진 참조) 는 뉴욕 '노부' 레스토랑의 수석 주방장으로서 이 프로에 출연, 뉴욕 식당계에서는 일약 스타로 떠 올랐으며, 여세를 몰아 필라델피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을 개발해 돈을 푸대기로 끌어 담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 몇년전 제 아들넘이 마사하루 모리모토 한번 만나 보겠다고 뉴욕 노부 레스토랑에 가보았을 때 이미 그는 필라 자기 레스토랑으로 떠난 상태라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근데 재미나는 건, 모리모토의 필라델피아 레스토랑에서 최고 히트 메뉴중의 하나가 '한국식 돌솥 비빔밥' 이라고 합디다. 워낙 애가 유연하다 보니 일식 요리에다 한국식 돌솥 비빔밥을 갖다 불일 생각을 하네요.

물론 아이언 쉐프의 최고 스타 요리사는 히로유키 사까이 상입니다. 실은 그로 인해 일본 일식이 불란서 음식과 같은 반열로 격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불란서 요리사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재료에다 일식 재료를 많이 사용합니다. 특히 해물 요리에는 일가견이 있는 그인지라... 맛은 제가 먹어 보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고, 화면상에 보는 데코레이션이 거의 예술 수준입니다. 특히 아이언 쉐프 4명끼리 맞붙은 게임에서도 그가 1등을 했지요. 요리사 중의 요리사 자리에 오른거지요.

하여튼 이 아이언 쉐프 프로는 지금도 계속 푸드 채널에서 하고 있으며 (영어로 더빙해서), 제가 요리 아이템을 개발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혹시 한국에서도 이 프로그램 비디오를 구입해 볼 수 있으면 보도록 하세요. 일식에 대한 생각, 음식에 대한 생각이 한차원 업그레이드 될거니까요.

'노부'가 불을 지핀 뉴욕의 일식 문화는, '아이언 쉐프'를 통해 수많은 서양 요리 주방장들이나 뉴욕 식도락가들에게 일본 음식이 얼마나 수준높은 음식인지를 알게 해 주었으며, 동시에 일본 요리와 서양 요리의 퓨전이 단순히 싸구려 음식이 아니라 고급스런 새로운 아트로 격상될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답니다.

앞으로 우리 한식 요리도 미국 푸드 채널에 당당히 한 코너로 소개될 그날을 기대하며.....

오늘은 여기까지....

뉴욕에서 스시 하나로 밥 먹고 사는 뉴욕짱 아저씨....

뉴욕짱 아저씨 한말씀 - 뉴욕에서 한번 살아 보지 않고서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본 글은 2005년에 쓴 글입니다.  그점을 감안하고 이해하시기 바랍니다)